나의 산행기

1.14일 아름다운 산 대둔산을 다녀와서

在綠 2007. 3. 28. 12:54

코스 : 수락리 주차장-송전탑 사무소-석천암 갈림길-군자골짜기

          220계단-주능선 고개-마천대(정상)-고개 사거리-삼선다리-금강다리

          동신휴게소-매표소-주차장(3.5시간)-인삼공장 견학

 

 

 

추위가 맹타하는 새벽에 길거리에 나뒹구는 바람을 맞는다.

치사하게 얼굴 부위만 맹공을 가하는 바람이 미웠지만 용감하게

억센 바람의 손아귀를 뿌리 치며 버스에 올랐다.

담당 버스기사가 주차장에서 차를 빼내면서 충돌사고로 뒷유리가

깨지는 바람에 다른 차를 배정 받았는데 영 맘에 안든다.

 

제일 뒷편 의자를 4개 뜯어내고 평상식으로 자리를 만들었다.

다행히도 11명의 일행팀이 있어서 적절하게 융통이 되었지만

모든 것이 영 마음에 안들고 우려가 된다.

 

예정시간을 넘겨 11:30분경에 근처에 왔지만 수락리를 모르는

기사양반의 때아닌 고집때문에 하차지점을 찾느라 20여분이

초과 되어 겨우 오지에 위치한 들머리를 찾았다.

51명의 악우들이 출발하는 논산 고을 수락리는 조용한 산골마을

이고 눈 녹는 산에는 반쯤 눈으로 덮혀 있었다. 

 

 

긴 아스팔트로 된 입구의 길가에는 눈으로 덮혀 미끄럽고
맑은 공기가 콧날을 상쾌하게 해준다.
아스팔트가 끝나자 좁은 협곡으로 된 군자계곡이
마중이라도 나오는 듯 기다리고 있었다.
응달이라 눈이 덜 녹아 눈덮힌 골짜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바위를 덮은 눈을 밟으며 골짜기를 지나 산을 오를 채비를 한다.
  
곧바로 가파른 산허리에 220개 철계단이 막고 선다.
표시 해놓은 수치를 헤아리며 능선을 오르는데 힘이들고 
한 참을 올랐는데도 아직 멀었다.
길게 늘어 선 채로 계단을 오르는 악우들의 광경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소나무와 바위와 눈이 황홀함을
연출하며 산행의 맛을 돋구어 준다.
눈이 녹기 시작하는 대둔산의 모습이 가히 일품이다.
제법 가파른 정상까지의 길을 걷는 내 마음이 가볍다.
내게 주어진 하루 24시간, 86,400초 동안에 느끼는 내 삶의
기쁨이 있다면 이 순간이 아닌가 한다.
돈으로 치면 86,400원이다. 그날 사용하지 않으면 없어진다.
내일 또다시 86,400초의 시간이 내게 주어지리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 관심사다.
길은 사람이 밟아서 만들어 낸 것이다.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내기 위해 나는 산에 오른다.
눈 폭탄을 맞은 잔죽이 더 푸르르게 자라고 있었다.
하얀 눈이 덮힌 대나무 잎새 위에서 생명력 같은 것을 느낀다.
아름다운 길이었기에 마두 걸어 정상까지 올랐다.  
마천대 주변에는 인파로 붐볐다.
산 정상에서 바라본 발 아래의 세상이 너무 아름답고
수려고 바위가 펼쳐 놓은 그야말로 무릉도원이다.
아름다운 강산의 모습을 바라보며 감격에 겨워 했다.
정상에 우뚝 ??은 고층의 탑이 산정상에 놓여 있는것이
아이러니 하다. 주위는 눈이 밟혀 미끄러져 빙판이다.
정오의 역광을 받으며 눈 부신 눈이 녹는다.
눈 녹는 소리가 귓전에 맴도는 듯 신비스럽다.
금새 사라질걸 왜 내려 오긴 오나. 가만 있지... 
넘어지고 뒹굴며 동심으로 돌아 가 본다.
정상을 지나 햇빛 고운 곳에서 시장한 끼니를 때웠다.
푸짐하게 차려 온 상이 먹음직 하다.
참으로 좋은 세상 모습이 펼쳐지는 대둔산 아래로 내려
가면서 좋은 기억들을 많이 생각 나게 했다.
 
아름다운 산아래의 모습이 유혹을 한다.
멋은 자연스러움이 있어야 빛을 발휘하나 보다.
봉우리 마다 눈 녹는 소리가 활기를 찾는다.
겨울산의 진면모가 펼쳐지는 그곳이 신선의 세상이다.
눈이 덮힌 바위 에도 멋은 발하고 있고 나무가지 사이로 어느덧
길을 나서는 겨울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추위를 벗어나 참으로 포근한 기온이다.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의 생명력이 감복스럽다.
삼선대를 둘러보고 이번에는 금강 구름다리로 갔다.
구름위에 떠있는 기분 처럼 황홀한 순간이 이어진다.
고소증이 있는 어린이가 괴성을 지르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이 우스광 스러운 긴 철제 다리가 아름답다.
 

주변의 풍경과 어우려져 다리는 가장 멋진 광경을 연출하고

세상의 모습에 나는 현혹의 굴레로 나뒹군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욕구를 채우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어느새 내 모습도 자연을 닮아 걸작이 된다.

 

 
 

 

단체 사진도 찍어 본다.

개성의 멋을 마음껏 발산하며 사각의 디카에 담은

아름다운 모습들을 창출해 본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꽃이 아니라 사람임을 알게 했다.

 

산꾼다운 복장을 한 두 남녀도 그곳에 있었다.

산정상에서 만난 소중한 시간이 늘 기억에 남을 만큼

수려하고 행복한 세상에서 머물다 간다. 

 
멀리 수려한 자연의 풍광이 펼쳐지고 산행의 기쁨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아름다움은 빠뀔 것이지만 나는
겨울의 대둔산이 더 좋다고 여긴다.
하산의 기쁨을 선지국 안주삼아 따뜻하게 마무리 했다.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다시 만난 사람들.
하루의 감회를 말로는 표현 안해도 어느정도 짐작이 간다.
건강하게 함께한 무한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돌아 오는 길에 옥천의 인삼공장을 견학했다.
인산에 대한 이해와 홍삼과 흑삼에 대한 견문도 넓혔다.
두번 찌면 홍삼, 9번 찌면 흑삼이라 한다.
까맣게 탄 듯한 흑삼의 진위를 알았다.
 
 

두 가이드에게도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선직국과 떡을
찬조해주신 김초자 어머님께 갈채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