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2.22일 비내리는 월출산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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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 천황사 주차장-구름다리-천황봉-바람재폭포-천황사주차장(4시간)
오보가 많아 비난일색이었던 일기예보가 오랫만에 적중했다. 부산을 접어들자 빗방울이 떨어지고 대지는 물에 젖어 환호의 쾌재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뭄이 해갈되는 마음으로 내리는 비를 반가이 맞았다.
텅 빈 도로를 질주하는 버스는 긴 물줄기를 내뿜으며 정처없이 달리고 잠에겨워 어설픈 낯잠을 즐겼다. 가끔식 TV에 정신이 팔리곤 했지만 가운데 무한을 찾는 악우들의 표정이 오늘은 여유롭고 밝기만 하다.
비는 내리고 다행히 따스한 봄같은 기온이 유지되는 바람에 산행에는 우중에도 무리가 없었다. 성큼 산에 올라 구름다리에 당도해 장엄한 대자연의 조화를 만끽하기 시작 했다.
일부 악우들은 하산을 종용하고 곧바로 천황봉으로 올랐다. 육중한 다리 위로 호남의 금강산은 참으로 절경을 연출하며 장관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눈길 주는 곳마다 디카에 잡히는 아름다운 운무와 무릉도원. 오늘 이곳을 찾아온 보람을 한껏 만끽을 시켜주기 시작했다
멀리 제주도에서 찾아온 일행들이 그야말로 감동의 메아리를 쏟아내고 한바탕 쾌재를 부르며 산을 오르는 것이 부러웠다. 빗줄기는 줄기차게 내리고 온 천지가 축제의 무드다.
천황봉을 오르다 말고 내스스로가 하산을 했다.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길은 미끄러워 온다. 많은 악우들은 천황봉을 향해 길을 나섰다.
산수에 취해 내 비오는 것도 잊은 채 한참을 조망했다. 신의 운치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건너편 바위산이 절경으로 다가 오고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끼는 즐거운 시간을 혼자서 가졌다.
하산길에 조각 전시장을 둘러 보며 에술의 경지를 음미했다.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로운 작품들이 나를 반긴다.
아름다운 월출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조각들이 운치있 게 감상되어 지고 가수 하춘하님이 불렀던 <영암 아리랑>곡조가 메아리가 되어 귓전에 맴돈다.
가족의 모습을 형상한 조각 작품앞에서 휫바람으로 신나게 노래를 불렀는데 참으로 묘한 기분을 일게 했다.
화합과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나의 콧노래가 텅빈 전시장에 울러퍼지고 봄이 오는 소야곡을 들었다.
동심의 나래까지 펼쳐진다.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오랜시간 동안 콧노래를 불렀다.
남도의 봄은 일찍 올것 같은 느낌을 주고 간다. 봄과 더불어 무한의 봄도 일찍 왔으면 좋으련만 아직은 잠에서 덜깬 악우들이 많다.
기다림의 미학을 실천하며 느긋함고 합리성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산악회가 되길 희망해 본다.
많은 악우들은 무한을 기억하고 있고 그리워 한다. 기회를 기다리는 악우들은 봄과 드불어 무한을 찾을 것이고 무한과 스텝들은 그날을 기다릴 것이다.
무한을 떠난 악우들의 비신사적인 행위들이 입소문을 통해 전해질 때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싶다. 산은 늘 그곳에 있고 산악회도 늘 존재 할것이다. 산을 찾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는 생각을 해볼 때 산행 예절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조각상의 의미를 음미하며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마음이 밝고 신사적이 었으면 좋겠다는 사색을 했다.
산행 인원이 드문 탓으로 산행으 의외로 일찍 마쳤다. 맛들어지게 끓인 김치찌개로 점심겸 하산주를 나누었다. 감칠맛 나는 식사의 즐거움이 새록새록 일어났다.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빗줄기는 차츰 가늘어 지는 느낌이다. 지루함을 달래려고 홍보부장님 진행으로 무한 노래방이 열렸다. 잠결에 부른 나의 18번 <도라지 고갯길>이 붐위기를 보태고.
가수 소질이 많은 산수산악회 신총무의 가락이 분위기를 압도했다. 남도의 창이 좋다지만 몇몇 무한악우들의 노래솜씨가 대단했다.
머나 먼 길을 거슬러 올라오는 무한호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 자체였다.
기대 한것보다 이른 시각에 울산에 당도했다. 문삼봉 홍보부장님이 국수 한그릇을 쏘는 바람에 저녘까지 해결했다. 많은 추억가운데 아름다운 기억들이 있기를 기대 해 본다. 다음산행은 남도의 다도해가 펼쳐지는 여수 돌산도 향일암에 간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려면 무한호에 승선하길 권유한다. 노고가 많았던 산행대장, 사무국장, 홍보부장님께 감사를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