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12.13일 눈덮힌 치악산에서 생긴 일
게시글 본문내용
코스 ; 황골 탐방지원센터-입석사-비로봉1,288m-계곡길-세렴폭포 하얀 계절이 짙어 가는 세상을 만나기 위해 새벽을 나섰다. 찬 기운이 감도는 태화강변에 을씨년스런 찬바람이 스쳐가며 겨울 이야기의 줄거리를 미리 암시를 해주고 간다. 아침은 세상에 나온 나를 위무하며 겨울맛을 보라고 묵직한 찬 바람 한아름을 얼굴에 때리고 간다.
텅 빈 벌판에 아로세겨진 겨울의 전형을 보며 흐르는 시간의 모습을 물끄러미 서서 관념적으로 바라 봤다. 과거를 남기고 미래를 잉태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계절의 숭고함에 내 삶의 언저리를 음미 했다. 나의 삶은 자연을 빼닮았다. 순리를 거역 함 없이 자연을 닮아 가는 내 삶을 엮고 싶다.
중부 내륙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에는 무한인의 우정 나눔이 가득하고 함께 했다는 기쁨이 역력했다. 계약기간 만료로 새로 마련한 버스와 승무원이 흡족했다. 운전하는 기술이 부더럽고 편안 하다.
한 해를 보내며 함께한 악우들의 우의가 감회롭게 흐른다. 한 해 동안 말없이 보내준 성원에 감사를 드렸다. 21대를 보내고 22대의 새로운 변혁을 이야기 했다. 강한 회원들의 요청에 고민끝에 승낙을 한 22대 회장이 많은 부담을 주고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
미리 내정된 회장 후보가 끝내 고사하는 바람에 안정적인 산악회 유지와 기반구축을 위해 기어이 나를 22대 회장으로 택한 임원들의 요청을 거역하지 못했다. 나의 이기심을 발 휘해도 되는데 그럴 양심과 용기가 없이 고민끝에 수락을 하고 말았다. 어느새 영락없는 무한의 골수가 된 나를 본다.
미리 준비를 개을리한 나의 탓으로 후배들의 기회를 박탈한 듯 해서 미안 할따름이다. 향후 3대까지 회장을 미리 내정하는 것이 내가 할일이다. 회장을 쉽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하는 것도 숙제다. 날아 가는 새는 뒤를 돌아 보지 않는 다고 했다. 고개를 돌린 새는 이미 죽은 새다. 많은 회원들의 혜량과 성원을 부탁한다.
전에 내린 눈이 사라진 양지 계곡을 오르는데 포근하다. 오르는 걸음 걸이가 오늘은 조금은 힘겨워 온다. 연말에 체력을 소모한 일이 많은지 오르기가 쉽지 않다. 비지땀을 몸밖으로 배출하며 벌거숭이처럼 옷을 벗은 나무와 대화를 나누며 산 오르기를 계속한다. 저멀리 정상이 보이고 그곳을 향해 힘을 냈다.
자연스럽게 선두 그룹이 형성되고 하늬산악회장님이 찬조한 막걸라도 나누며 치악의 산 허리를 정복 했다. 눈이 내린 하얀 세상을 만났다. 올 해 첫 눈을 본 것이라 감회롭다.
깔딱고개를 끝으로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 1962년도 용씨 성을 가진 사람이 쌓기 시작했다는 3개의 돌탑이 영혼의 소리를 내 듯 운치를 준다. 산 정상에서 바라 본 세상은 가관이다 아름다운 자연의 묘미가 산아래에 파노라마 처럼 역작으로 내 시야에 잡힌다.
긴 계곡을 내려서는 길목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가파른 사다리병창을 피해 덜 가파른 계곡길을 택했다. 얼어 붙은 길을 내려 가며 아이젠을 찼으나 불편하다. 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겨울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나무들의 모습에서 들려오는 대 자연의 운치가 좋았다.
명사찰 구룡사에 들러 나의 바램을 기도 했다. 구원으로 보상을 받고 싶은 내 마음이 발로로 기도를 했다. 절집은 어디가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 준다.
당도하니 다리가 아파 온다. 어둠이 깔리는 치약산의 이야기가 어둠에 덮혀 간다. 아듀, 2015년 무한의 이야기가 저물어 간다. 함께 나눈 정을 부둥켜 안고 춤을 덩실덩실 추고 싶다. 원주 시내로 달려 소꼬리 곰탕으로 하산주를 했다. 저마다 즐거움과 신남이 가득하다.
당당하고 신나고 멋지게 살되 한 번쯤은 져준다는 당신멋져란 건배사를 하며 치약의 이야기를 접는다. 21주년 기념일, 제22대 회장 취임식 겸 송년산행이 오는 27일 아름다운 방아진 일원에서 펼쳐진다. 많은 참석과 성원을 부탁 드리며 졸작의 산행기를 마친다. 수고한 임원들과 참여한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남긴다.
"당신 멋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