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2.12일 고헌산 시산제 그리고 보름날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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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 신기마을 보성빌라 입구-구인암 입구-대동골-
춥다는 사실을 울산에 살며서 그다지 체험하지 못했는데 태화강변에서 온 몸으로 맞고서야 혹한의 강도가 어떤지 알았다. 몸이 추위와 반응 해 특히 턱이 빠르게 반응을 하기 시작했고 신체 곳곳에서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 열을 내기 시작했다. 어제 밤 누리를 비춰었던 보름달이 태화루를 가로지르며 참으로 둥그렇게 비추고 있는데 매서운 추위에 떨고 있다. 온전한 달의 모습을 눈 부신 색광도 없이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그래도 일상처럼 산을 향하는 내 자신이 행복했다.
나는 무슨 연유로 무한과 더불어 산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산에 가고 싶으면 근처에 있는 남삼으로 가도 되는데 궂이 무한을 고집하는 이유를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15년 전부터 무한산악회가 저만치서 나를 오라고 유혹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한이 그 곳에 있어 오늘도 어김없이 산으로 가나보다. 그들과의 우정도 나누고 술 순배도 나누며 동시대를 사는 참 의미를 나누는 악우들이 있어 무한으로 가나 보다.
석남사 가기 전 신기마을에서 등산은 시작되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사정없이 휘몰아 친다. 얼굴을 감싸며 손이시려 호호 불며 1천고지가 넘는 산정상을 향해 메마른 나뭇가지를 밟으며 등산의 작업을 시작했다. 추위에 지친 대동골 마른 풀잎이 힘없이 누웠다 바람에 일어서는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모습이 내 마음에 교훈으로 다가 온다. 푸르른 나무들은 추위에 허덕이다 나를 보자 반가워 난리다. 내가 정을 준 적도 없는데 끊임없이 나를 유혹한다.
높이 1,033m. 태백산맥의 여맥을 이루는 가지산(加智山, 1,240m)·운문산(雲門山, 1,107m)· 천황산(天皇山, 1,189m)·능동산(陵洞山, 918m)· 간월산(肝月山, 1,083m)·신불산(神佛山, 1,209m)· 축서산(鷲棲山, 1,059m) 등이 이어져 있다. 고헌산정의 1,000m 부근에도 산정평탄면(山頂平坦面)이 발달하여 ㄱ자 모양의 산 능선은 언양면·두서면·상북면과 경주시 산내면의 경계에까지 뻗어 있다. 이 산은 옛날 언양현(彦陽縣)의 진산(鎭山)이며, 서쪽과 남쪽으로는 태화강(太和江)의 상류가 개석하며 곡저분지를 이루는데, 언양은 이 지방의 중심지이다. 동쪽으로 태화강의 지류인 삼정천(三政川)의 상류가 흐르는데, 저지대는 농업지대로 직동리와 천전리 등의 마을이 중심이며 산록에는 소규모의 저수지가 많다. 삼정천 하류에는 울산시에 용수공급을 위한 사연호(泗淵湖)가 있고, 호반에는 청동기 후기의 반구대암각벽화(盤龜臺巖刻壁畫)가 있다. 북쪽으로는 밀양강의 지류인 동창천(東倉川)의 상류가 흘러, 전체적으로 볼 때 고헌산은 하천들이 사방에서 균등하게 개석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이 산에 연고사(連高寺)가 있었다고 한다. - 백과사전-
가파르게 맞이한 등산길이 혹한에도 땀을 훔쳐 간다. 쉬었던 산행력이 미약하게 나마 살아 나 힘을 보텐다. 아스라이 보이는 가지산 정상이 나를 힐껏 쳐다 보며 큰 산을 두고 왜 작은 산으로 가느냐고 핀찬을 주는 듯 질투를 하기 시작하고 유혹의 손짓을 여과 없이 보낸다. 산 허리는 금새 정복이 되었고 바람도 쉬어 가는 고갯 마루에는 오랫만에 환희의 에너지가 나를 감싸 준다. 산은 가면 산마루가 있어 쉬어가 도록 배려를 하고 마지막에 갈딱고개가 있어 묘한 기분을 준다,
산 아래 펼쳐지는 언양과 상북의 모습이 참으로 멋있다. 저멀리 얼음골의 정취가 석남터널 안으로 빨려 가는 그 곳.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자랑스런 장면에 시를 읊조려 본다. 바람에 일어서는 나무가지 소리가 점점 가까워 오자 정상이 멀잖음을 인지 했다.
정상은 쉽게 정복이 되었다. 세찬 바람에 나뿌기는 봉우리들이 절경이다. 정상석을 감고 도는 바람앞에서 정상을 오른자 만이 느낄 수 있는 끝없는 찬가를 맞는다. 갑자기 사랑하고 픈 그리고 품고 싶은 충동이 다가 온다. 행복이란 단어에 수없이 정체를 물어 보지만 대답이 없다.
여보게 나는 고헌산 정상의 내막을 잘 알지 못한다네 태고의 고헌산이 생긴 그 날부터 울산의 천고지 봉우리로 솟구쳐 올라 영남알프스 한 곳으로 되었다는 것 외에
만고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고헌산을 오른 사람은 몇이 나 될까? 세상이 다하는 그 날까지 그자리에 꿋꿋하게 서서 기가리고 기다릴 것 같은 고헌산이 혹여 나에게 마음을 준건지 나는 알지 못한다네.
속단 할 일이 아니네. 고헌산이 유혹 한데서 쉽게 고백 할 일이 아니네. 고헌산 산허리를 감고 오르다 보면 고귀한 나무와 다람쥐 마져 감사며 끝없이 기다릴것 같은 고헌산이 서 있다네.
정상에서 강기수 악우가 준비 해온 오뎅을 안주 삼아 싸한 소준 한잔으로 추위를 이겨내고 여악우가 준비 해온 귀한 계란과 찐 고구마로 정상에서의 해포를 풀었다.
하산길은 매우 가파르다. 건조 해 먼지를 일으키는 길을 내려 오느라 장단지에 입력이 가해 온다. 아침이면 아픔을 감수 해야 할 것 같다. 긴장 했던 하산이 끝나고 고헌사에 들러 부처상 앞에서 기도를 했다. 어저께 세상에 태어 난 친손자 녀석이 잘자라 주고 가족들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 했다. 종교적인 힘을 빌려 나의 내공을 깊게 한 기도였다.
신기마을 공터에서 무한산악회 시산제를 올렸다. 푸짐하게 준비한 제삿상에는 성스러움이 흐른다. 제물로 바친 돼지 머리가 노잣 돈이라도 가득 가져가서 저승에서 좋은 삶을 살았으면 바래 본다. 모든 무한인들이 시산제를 계기로 건전하고 건강하며 단합되어 최고의 산악회를 만들다는 암묵의 약속을 한거다. 신은 여태껏 무한의 안전산행을 지켜 주었다. 마음으로나마 신을 믿는 마음으로 안전 산행을 하자.
보름날의 기분을 빌려서 일산해수욕장에서 축제를 했다. 잘 준비 된 회로 된 하산주와 가슴을 움직이는 노랫가락이 무한의 우정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 갔다. 술마시는 절제와 예의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23대 임원진에서 준비 하느라 참으로 수고가 많았다. 회장을 비롯한 도움을 많이 준 악우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더 큰 무한, 재미있는 무한의 내일을 기원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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