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일 물살에 출렁이던 멋진 동심, 동강레프팅 체험기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떠-나가는 김삿갓.
불현듯 낯익은 유행가 가사가 콧노래로 다가온다.
먼길 가느라 시름을 달래려고 아침부터 무한노래방을 열었는데
2호차에서 강종수 회장님이 구성지게 불렀던 노래탓인가 보다.
굽이도는 물길 따라 보트에 몸을 싣고 유랑을 떠나는 무한의
방랑객.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
방랑의 대명사 그가 노닐던 영월의 검푸는 동강은 힘차게
흘러 간다.
20세때 영월의 동헌에서 주최한 글짓기에서 장원을 한다.
나중에 그가 지은 글 내용이 할아버지를 욕되게한는 글임을 알고
하늘 보기가 부끄럽다고 삿갓을 쓰고 그는 최고의 방랑자가 되어
떠돌다 57세에 전라도에서 객사, 그의유언에 따라 둘째아들이
모셨는데 그의 묘가 이곳 영월고을에 있다.
더위를 피해, 동심의 세상으로 회귀하고 픈 사람들로 만원이다.
찌던 육신을 아우르며 사람들은 이곳 피서지에서
힘찬 날개짓을 하려는 듯 기대에 부풀어 있다.
김삿갓을 닮은 사람들로 동강은 여름을 닮은 사람들의 세상이다,
산에서 본 동강 오른쪽의 바위가 두꺼비 바위.
왼쪽 경관이 좋은곳이 어라연,
당초 계획과는 1시간 지연을 시킨 레프팅 업체의 발버둥 치는
모습이 안스러웠지만 80명의 무한인은 8대의 보트에 분승.
가벼운 운동을 마친후 사전에 짜여진 조를 나누고
부푼 꿈을 가득 싣고 출정을 했다.
물이 많이 줄었지만 물속 깊이는 시퍼렇게 무섬증을 일게 했다.
좌연, 우연 하나둘..셋넷..되지..꿀꿀.. 참새.. 짹짹--
젊은 조교의 지휘에 따라 부지런히 노를 저었다.
굽이도는 물길을 따라 보트는 유유자적 춤을 추며 떠내려 간다.
물속에 풍덩 빠졌다.
준비되지 않는 기습 작전에 당한 잠수다.
물을 실컷 마셨지만 마냥 즐겁다.
수영을 못하는 우리팀 여성이 메달렸는데 힘이 빠진다.
물속에서 익사 사고가 나는 이유를 체험했다.
가벼이 여기다간 십중팔구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옆동네 보트에서 내 머리를 눌러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물만 실컷 먹고 심한 몸부림을 쳐야했다.
피라미떼 노니는 내고향 왕피천도 동강만한 물이 흐른다.
어릴적 아름다운 동심들이 살아 숨쉬는 그곳.
그 품속에서 호연지기를 키우며 나는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물놀이는 나에게 있어 최고의 놀이다.
강태공들이 낚시질을 하는 강가에 잡힌 물고기들이 불쌍하다.
의리가 있는 강태공은 철없이 까불다 낚여진 새끼 고기를
강으로 돌려 보냈다. 감동적이었다.
내 특기는 민물 낚시질이다.
메뚜기 먹이 삼아 반나절 낚으면 한 주전자는 잡는다.
나만의 기술과 잘무는 장소를 알고 있는 왕피천이 그립다.
심한 물싸움이 벌어지고 뒤집힌 배에서 멀어진 포로(?)를 붙잡아
억지춘양으로 노래까지 시키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동강의 수려한 경관이 동양화를 닮았는지 감동적이다.
초자 어머니가 준 감자를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계속해서 구호에 맞추어 노를 저어야 했다.
두꺼비를 닮은 바위가 강 복판에 버티고 서있고
주변의 경관과 어우려져 멋을 한껏 노출시켰다.
물살이
가장 세다는 어라연.
된꼬까리 여울이라 부르는데 물살이 세서 꼬꾸라진다는 뜻이
있음직 하다.
물고기가 많아서 물고기의 비늘 반짝임을 따서 어라연이라 했다.
3개의 강섬인 어라연은 예로부터 아름답기로 유명한곳이다.
소나무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바위 위에 자라고 있는 수천년
묵은 소나무 한 그루가 신령스럽게 시야에 잡힌다.
신이 벽을 쳐서 만들었다는 오른손 모양의 바위도 걸작이다.
보트를 뒤집어 쓸매를 만들고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이 신났다.
운이 나쁜지 내가탄 보트는 바람이 빠져 힘이 든다.
8명이 하나가 되어 움직여 보지만 서로 어색하고 산만하다.
젊은 청소년들의 힘찬 노젓는 모습에 힘을 얻어 용을 쓴다.
천둥소리와 함께 시꺼먼 먹구름이 동에서 서로 움직이더니
이내 폭우가 쏟아진다.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센 비는 처음이다.
강물 위에는 신이나 지르는 비명소리가 빗소리에 묻힌다.
한참을 쏟아 놓았는데 계속해서 천둥소리와 번갯불의 뒤를 이어
세찬 바람과 물줄기가 쏟아지는 경관은 참으로 멋졌다.
보트는 바람이 빠져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단숨에 내리 달렸다.
주막에 들러 막걸리도 한 잔 못하고 그냥 달렸다.
빗속을 뚫고 달리느라 기진 맥진이다.
동강 댐 예정지를 지나 섭새에 도착했다.
무사히 도착했지만 왠지 씁쓸한 기분은 놓칠 수 없었다.
돈 벌이에 눈이 먼 업자들의 실태
꼭 나라 하는 꼴을 닮아가는 듯 해 안타깝다.
많은 사람들이 끝내주는 재미를 보았다며 기쁘게 말한다.
멋진 동심의 추억을 마음껏 맛보며 신아난 모양인지 벌써
피로한 모습이 역력했고 벌써 곤히 잠을 자는 사람도 돌출했다.
동강 전체 54km중 14km를 4시간 달려 즐긴 물놀이 Rafting.
뗏목을 타고란 뜻을 지닌 레프팅이 기쁨을 주다니 묘하다.
그들을 위해 불을 끄고 평사도착 1시간전 까지 조용히 왔다.
젊은 악우들을 발굴했는데
그의 말대로 좋은 인연으로 취미를 공유했으면 한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무한을 준비해야 겠다.
17세 단종이 왕위를 찬탈당하고 유배를 하다 삼촌인 세조에게
목숨을 잃은 청령포가 있는 충절의 고향 영월을 떠났다.
신이 난 만큼 시간은 지체되어 자정이 되어 울산에 당도했다.
구호에 맞춰 노를 젓는 아름다운 나의 꿈을 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