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8일 남암산 찍고 멋진 문수산 근교산행기
코스 : 문수사 주차장 부근-철탑-성불암 주차장
남암산 전망대-남암산-성불암-서어나무 군락지
문수사 주차장-문수사-문수산정상-깔딱고개
영축암 하산길-문수사 주차장 부근(4시간)
강력한 추위가 휘몰아치는 날 근교산행을 가기 위해
방어진에서 동천체육관까지 택시를 탔습니다.
간만에 겨울다운 강추위 탓인지 손님이 없다고 택시
기사는 볼멘소리를 하면서 나에게 최상의
써비스를 제공하느라 분주하게 애교(?)를 부립니다.
그런 나의 고민은 과연 한 명의 악우라도 약속지에
나왔을까 였습니다.
아내는 연신 산에 너무빠져 있는 지아비를 원망하면서
도 삶은 계란이며, 찐고구마, 커피까지 챙겨줍니다.
지아비로서 안타깝고 미안하기 여지 없습니다.
영하 10도를 기록한 추위지만 심리적인 온도는
영하15도 쯤 수은주가 떨어진 듯 합니다.
예상은 했지만 단 한명도 보이지 않는 동천체육관을
거닐며 직전회장님과 두 부회장에게 연락했는데
기다렸다는 듯 금새 합류하여 5명이 되었습니다.
그냥 돌아 집으로 가기는 억울하고 더 많은 악우들을
Call 하고 싶었지만 자제를 했습니다.
문수사 가는 방향으로 차를 몰아 문수사 주차장 바로
아래에서 남암산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잠잠하던 바람이 불어 소나무, 참나무, 서어나무
가지를 맹렬히 흔들어 굉음을 일으킵니다.
문수사 주차장 아래의 왼편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잘 포장이된 오솔길을 15분쯤 걸어 성불암 주차장에서
왼편으로 가파른 등산을 시작했는데
1km의 경사를 주파하느라 등에 진땀을 흘렸습니다.
첫 휴식지에서 계란과 포도주, 귤, 소주, 고구마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5명의 악우들 화기애애한
웃음소리에 그 사납던 바람도 잠시 쉬어갑니다.
중턱에 남암산 전망대가 나있는데 울산시가지 전체를
한 눈에 조망 할 수 있는 제법 큰 바위가 있었습니다.
내가 살고있는 울산이란 동네의 생김새를 관망하면서
자랑스런 모습으로 보이는 울산이 나에게는 수년지기
고향이 다 되었으니 귀소본능이 생길법도 합니다.
정상은 아담하고 지척에 보이는 문수산 눈높이와
자웅을 겨루듯 543m 산 풍광이 아담합니다.
양지바른 곳에서 정상주를 나누었습니다.
김익수 직전회장이 가져온 소주와 김송미부회장이
가지고온 포도주 그리고 생고구마를 안주삼아
이 추운날 미친사람 취급을 받으며 산을 나선
악우들에게 감격적인 흥을 선물했습니다.
너무 과식을 했는지 배가 불러오고 취기가 올라
차디찬 겨울 바람소리에 묻혀 겨울연가를 부릅니다.
하산길은 참으로 수려한 굴참나무가 반겼습니다.
처음 걸어본 남암산 등산로는 추위속에서 산을 찾은
보람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성불암에 들러 잠시 부처님과 조우했습니다.
신라 마지막왕인 경순왕의 둘째 김생을 모신 절의
잔재는 희미하게 남겨져 있고 절주변을 애워싸고 있는
대나무 바람에 이는 소리로 구슬픈 역사를 여미게
했습니다. 흐름한 가옥에 불당을 모신 암자였습니다.
암지를 찾은 신도들의 발걸음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곳을 떠나 아담한 오솔길 같은 길을 갑니다.
등산로를 따라 서어나무 군락지가 멋을 더합니다.
미끈한 몸체에 근육질이 곳곳에 불거져 나온
서어나무는 근육나무 또는 방귀나무로도 불립니다.
고목이 됐을 때 메탄가스를 뿜어내면서 불씨를 만들어
스스로 숲 전체를 태워버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죠.
작은 계곡에 얼음 덩어리가 나있어 추위를 실감케
했고 나무사이로 부는 바람소리로 몸서리를 칩니다.
2 시간의 남암산 등산을 마치고 처음 출발한 곳으로
회귀하지 시장기가 오기 시작합니다.
멈추고 싶은 강한 욕구를 억누르고 구미를 당기는
문수사주차장 옆 오뎅도 마다하고 문수산을 향합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문수로에 추위는 한 발 물러난
느낌을 주듯 따스운 햇살이 반깁니다.
문수사에 도착해 물 한 모금과 행운이 찾아 준 듯
따습고 하얀 쌀밥 점심을 먹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절밥의 참맛을 본 듯합니다.
밥값이라도 하는 기분으로 부처님께 시주를 하고
문수산 정상을 향해 힘찬 걸음짓을 했습니다.
제법 산을 탄 듯 다리가 아파오고 숨이 벅찹니다.
정상에서 서태영부회장이 준비해온 커피를 마시고
8자모양의 지도를 그리 듯 깔딱고개로 하산하여
영축사 방면으로 방향을 떨었습니다.
아 아름다운 나무들이 치장된 그 길은 너무 좋았습니다.
서부회장은 연신 오늘 등산을 온것에 극찬을 합니다.
좁은 오솔길로 코스를 바꾸어 토끼를 잡으러 간 듯
신나게 하산을 했습니다.
상수원 보호지역 부근의 잔죽으로 덮힌 등산길이
포근하고 환희를 주고 갑니다.
하얀 싸락눈이 길옆을 덮어 운치를 더해주고 말입니다.
영축암에서 차가있는 곳까지는 한참이 걸렸는데
오늘 산행중 가장 험준한 순간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구슬같은 땀을 훔치며 추위를 극복했습니다.
막걸리 간판이 즐비한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어릴적 추억이 이는 장작 난로가 있는 움막집에서
막걸리로 하루의 회포를 풀었습니다.
납작한 철제 도시락을 데워먹던 아련한 추억이이는
난로에 일행은 한동안 그 옛날로 추억여행을 떠납니다.
따가운 난로의 열기와 술기운이 어우려져
시너지 취기를 만들어 놓습니다.
근교산행의 참맛을 누리게 하는 순간입니다.
어울림과 기쁨의 발산, 역동적인 대자연의 기를
마음껏 향유한 아담하고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최고의 기쁨을 구가한 악우들과
기쁨을 함께 향유하고 싶습니다.
기쁘고 그리운날 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는 근교산행은
계속될 것입니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근교산행 많이 사랑해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