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일 잊지못할 계살피계곡 근교산행기
산행코스 : 칠성가든-계살피계곡-가슬갑사터-전망대 문복산정상-헬기장-돌무덤-능선-계곡 가슬갑사터-마을회관(소요시간 : 5시간)
장마 비가 오다고 난리법석이었지만 나는 믿지 않았다. 가랑비 수준이라는 내 나름대로 확신 때문이었다. 동강레프팅 계획이 물날리로 8/20일로 연기되어 졸지에 방학을 하기로 한 근교산행을 개설했다. 최악의 경우 수호 가이드와 둘이라도 가기로 작정한 문복산 계살피계곡 근교산행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굵은 빗살이 무심하게 내린다. 이용근 부대장이 바삐 합류하고 예상을 못한 최연이 총무와 친구들이 동천체육관 앞에서 기다렸다. 순식간에 9명, 꼭 야구 멤버가 된 기분이다.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나는 비가 오지 않으리란 믿음으로 진행을 했다. 운문재에 이르기까지 빗줄기가 제법 굵게 내렸지만 지나가는 비였다. 많은 차량들이 양방면으로 도열한 운문령에는 등산 인파로 붐비고 높디높은 가지산 봉우리가 오무도 당당하게 솟아 간지러운 구름을 맞는다. 쌍두봉 가든이 있는 삼계리마을을 지나쳤다. 산행 지도를 잘못본 내탓과 대구에서 온 대형버스가 시야를 방해 해 상당한 거리만큼 지나치고 말았다. 다시 삼계리로 돌아온 일행은 칠성가든에서 계살피계곡 방면으로 출정식과 더불어 초입에 들었다. 처음부터 역동적인 계곡과 마추쳤다. 물이 불어나 물살이 제법 센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아름답다고 표현하기엔 형용할 수 없는 계곡을 따라 9명의 산꾼들의 행렬은 이어지고 있었다. 물이 너무도 차갑고 맑다. 피라미들이 유영을 하고 있는 물 가장 자리에 진을 치고 간식시간을 가졌다. 화기애애 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행렬이 기쁨을 구가 했다. 이성희 선배님의 만담이 내내 웃음보를 터뜨리게 한다. 참으로 다재다능하신 그리고 남을 웃기는 재주를 가지신 선배님이기에 우린 즐거웠다. 1시간 가까이 길고 긴 계곡을 따라 올랐지만 땀은 비오는 듯 강이되고 바다를 만들었다. 가슬갑사터 란 푯말이 있는 곳에서 멈췄다. 신라의 화랑도들의 흔적이 담긴 푯말이다. 계살피계곡 도 가슬의 방언이 아닐까? 잘은 몰라도 그 옛적의 자취를 만난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의미심장한 맛을 건네준다. 원과법사의 세속오계가 생각난다. 나도 화랑이되어 산야를 달리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아담하기도 하고 웅장하기도 한 소가 있는 계곡은 계속이어 진다. 매미소리가 간간이 들리고 내내 물소리로 청아한 기분을 연출했다. 계곡을 벗어나자 가파른 문복산 등산길이 시작된다. 스릴도 있고 주변경치가 너무 좋아 최적의 등산길이다. 처음 참가한 두 여성 악우들의 익살좋은 이야기가 분위기를 더 한층 웃음으로 몰아가고 성희님의 코믹이 실컷 웃음보를 터뜨리게 했다. 산마루금을 지나자 시원한 바람이 불고 운문재에서 출발하여 내려오는 수많은 악우들과 조우하느라 몇 번이고 시간이 지체된다. 대구, 부산방면에서 온 악우들로 문복산은 북적거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하는 연초록 무릉도원이다. 정상에 가까워오자 자욱한 잡목들이 길을 방해 했다. 좁은 길을 헤집고 힘겹게 오르자 정상이다. 초라한 푯말은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산너머 산래 마을과 꼬끼리 바위가 보인다. 가지산, 운문산, 억산, 상운산이 보이고 웅비롭다. 점시식사는 늘 그랬지만 진수성찬이다. 라면까지 곁들이며 포식의 식사를 가졌다. 쉬엄쉬엄 올라 오느라 시간이 예정보다 1시간 Over다. 여우로운 식사시간을 마치고 일행은 운문재 방면으로 하산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헬기장에서 직진하여 하산 하자 긴 숲속의 길이 연속된다.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이라 조심스러웠지만 그래도 몇몇 여성악우들이 미끄러져 파안대소를 잉태시킨다. 긴 하산길이 다리에 피로를 느끼게 할 무렵 드디어 계곡으로 내려왔다. 간식겸 휴식시간이 이어진다. 계살피계곡과 합수 되기전의 청수에서 세면을 했다. 너무도 차가운 계곡물이 살갗을 파고 든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가슬갑사터를 지나 능선길로 하산을 시작했다. 평지지만 제법 긴 길이다.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시위를 하기 시작하고 지친 악우들은 정처없이 길을 걷는다. 넓다란 잎으로 풀잎모자를 만들어 머리에 썼다. 동심의 한컷이 확 하고 밀려든다. 작전을 마치고 귀가하는 장군이 되어 돌아간 기분이다. 마을 회관 까지 오기 바로 직전에 이해남 악우의 큰 미끄러짐이 있었지만 천만다행으로 가벼운 부상. 비방울이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했다. 참 묘한 기분이 든다. 올 들어서 몇 번에 걸쳐 당해본 사례다. 하늘을 다스리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리만치 행운이 이어지는 길조로 나는 그져 행복했다.
6시간 가까이 산행을 했다. 두시간이 over된 시간이지만 우리는 즐겁고 행복했다. 너무도 기분이 좋아 학성동 쇠고기 집으로가 소고기로 실컷 포식을 했다. 세 종류의 소고기 맛을 보았으니 말이다. 몇 순배의 소줏잔을 나누며 우린 다음번 산행과 근교 산행을 이야기 했다. 너무도 좋은 인연이 맺어졌다. 7.30일은 쌍두봉 근교산행은 우수호 가이드와 이용근 부대장의 리더 하에 실시 하기로 했다. 여름날의 젊은 악우들끼리 우정이 깊어지길 빈다. 무한산악회 해외 특별산행 베트남 캄보디아 여행이 7/29~8/2일까지 27명의 악우들이 참가한 가운데 거행된다. 악우님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무사히 잘 다녀 오겠다는 인사를 드린다. 강종수 직전회장님을 비롯한 같이 가는 악우들의 인사를 대신 전한다. 즐거운 여름휴가를 보내시고 8.13일 천축산 정기산행 8.20일 동강 레프팅, 8.27일 상주 도장산에서 뵙 길 기대 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