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무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오던 날이었다. 무한산악회 회원들과 경남 함양군 서상면 옥산리 부전계곡과 영취산 산행을 위해 길을 나섰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들녘이 어느새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 사이로 수확을 마친 논도 간간이 보였다. 산자락에 기대어 앉은 마을과 낮은 지붕들, 굽이굽이 이어지는 농로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차창 뒤로 흘러갔다. 도시의 빠른 걸음에 익숙해진 눈으로 바라보니 그 느린 시골 풍경이 오히려 정겨웠다. 계절은 소리 없이 바뀌고 있었고, 달리는 차 안에서 그 변화를 한 장면씩 받아들였다. 네 시간 남짓 달려 부전계곡 주차장에 닿았다. 주차장 주변에도 가을의 기척이 내려앉아 있었다. 원래 계획은 해발 1,075m 영취산을 오르는 것이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