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록
오랜만에 저녁 바람 맞고 싶어 간 울산시청 광장
집이 가까워 뜸했던 그 곳에 꽉 메운 꽃들이 웃고 있다
꽃이 말하는 것을 받나 쓰니 시가 되었다
내 생각을 쓰니 그리움 같은 시어가 가슴을 훔쳐간다
*오색팔중산춘 동백의 매끈한 잎에 반사되어 창궐하는 꽃의 미소
네온 불빛을 머금은 꽃의 미소는 내 음산한 기분을 어루만지고 갔다
용기가 사라져 치쳐 있는 마음 구석구석을 만지고 갔다.
삶의 여백이 많지 않은 내 가슴에 살포시 꽃무릇 사랑을 남겼다
뭉치 바람이 부는 곳으로 꽃잎이 일어섰다
바람의 갈피로 녹음된 아버지의 음성이 환청으로 들려
연초록 잎눈 돋은 버드나무 사이로 내 그리움을 보냈다
풀피리 만들어 아버님 가신 하늘을 향해 연가를 불렀다
울산시청 광장에는 지금 상상화가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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