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양촌마을-구만산장-구만폭포-정상
억산 갈림길-능선-구만산장-양촌(소요 : 4시간)
가느다란 비가 내리는 태화강변,
역동적인 울산의 모습이 빗물에 젖는다.
차창살에 묻어나는 시원한 빗줄기가 길 떠나는
무한인들에게 우려를 주지만 어느새 우리는
<무한이 가는 곳엔 비가 멈춘다>는 전설을 신앙처럼
믿기 시작했다.
산허리를 감고도는 울밀선의 안개가 무릉도원의
실루엣으로 피어오르고 이내 한 줄기 비를 뿌렸다.
꽃처럼 화사한 무한가족들의 웃음소리가 구비구비
돌아가는 울밀고갯길에 나빌래고 서서히 만남의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구만산을 바라보며 일행은 준비체조에 이어서
산행을 시작했다. 내리던 비도 거짓말 처럼 멈추고
해맑은 햇살이 온누리에 내리는 영롱함이 일고 있었다.
늘어나는 위락시설로 몸살을 앓고있는 양촌마을
소박한 벌통에는 온몸으로 일하는 벌들이
쉼없이 드나들고 마을을 가로질러 등산을 시작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은 붐비지 않고 비를 맞은
들풀이 부시시 바람에 일어나 하루를 열기 시작한다.
계곡물은 가움에 허덕이고 그 작은 물줄기 소리를
내며 조작거리고 텅빈 구만산 계곡에는 애수가 흐른다.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한 연초록 빛 녹음이
온 산을 뒤엎고 햇살마져 가려준다.
구만폭포까지 2.6km를 트래킹했다.
임진왜란 당시 울산항을 통해 침범한 왜구들을
피해 9만명의 사람들이 피신을 했다해서 이름붙인
구만산(九萬山)의 멋은 긴 구만폭포로 이어진다.
휴식과 간식으로 전열을 가다듬는다.
수많은 전설과 역사를 담고있을 법한 폭포 옆으로
올라 구만산 전상으로 가파른 등산을 계속했다.
제법 경사진 코스였는지 진땀이 맺힌다.
정상은 산바람으로 금새 추위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침밥을 걸러 시장기를 호소하는 악우들을 위해
11시경 억산 갈림길을 지나 구만산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저마다 준비해온 도시락을 나누고 오붓한 순간을
맞으면서 포만감과 즐거움을 함께했다.
숲 길이다.
청아한 바람과 맑은 나뭇잎 부딪히는 청명이 들린다.
오솔길을 닮은 참으로 걷기가 좋은 숲속길을
걷는 그들의 발걸음이 경쾌하고 기쁨에 겨운 노랫꾼의
장기자랑이 펼쳐지는 웃음의 순간이 연출된다.
세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풍만한 무대에서
펼쳐진 소박한 사람들의 몸동작과 오염되지 않는 소리.
우리들의 나들이는 그렇게 즐거움으로 무르익고
연신 춤을 추는 기쁨을 잉태시키고 있었다.
여태껏 모아둔 웃음을 몽땅 표출한 시간이었다.
하산 길은 예상외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수련대회의 제1부 산행은 무사히 끝맺음을 하고
마을로 회귀하여 다리 밑 강변에서
제2부 수련대회 행사를 시작했다.
불고기에 한잔의 술, 그리고 장기자랑으로
이심전심을 이행했다.
무한을 위해 봉사와 헌신 그리고 우정을 위해
다짐의 결연을 한 36인의 무한인들.
그들의 결의에 큰 박수를 보낸다.
우리들의 나들이는 그렇게 종강의 종을 울리며
긴 여운을 남긴 가운데 다시 울산을 향해 길을 나선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즉흥 Work shop을 진행했다.
강종수 전회장님의 14년동안 중단없이 이어져 내려온
무한만의 전통성과 리드십에 대한 열성적인 발표와
진보성향의 위희만가이드의 산행을 통한 만남,
발전적인 무한의 미래, 정진호님의 제3의 입장에서
본 무한의 진면목에 대해 즉흥 주제발표가 이어졌는데.
결론은 무한산악회라는 울타리에서 우리들의 역할은
즐거운 산행문화를 가꾸고, 아름다운 인연으로 우의를
다지며 더 나아가 만남의 참멋을 함께하여
참 삶을 꾸려가는 것으로 정리를 하고 싶다.
제3부는 울산 모처에서 단합의 시간으로 맺음했다.
하나의 뜻으로 만난 오늘의 수련대회는
무한산악회 구성원이라는 굳은 인식을 토대로
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나고 즐거운 취미인 산행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다짐하는
자리였노라고 결언을 하고 싶다.
애를 많이 쓰신 임원과 회원들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
청옥산에서 우리의 모습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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