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산행후기 3.27일 바위산의 진수 월출산에 퍼진 영암 아리랑

在綠 2021. 2. 5. 22:51

게시글 본문내용

코스 : 기체육공원-산성대 주차장0.5km-산성대1.5km-산성대-광암터 삼거리
         통천문 삼거리-통천문-
천황봉-바람재-경포대 주차장(소요시간 : 5,5)


 

 

<달이 뜨는 산> 월출산을 오랫만에 올랐다.

수려한 암산(巖山) 월출산을 품은 넉넉하고 풍요로운 벌판.

남도의 봄바람이 불어 오는 전남 영암고을의 어울림 풍광이

나를 마법처럼 유혹 한다.

38년만인 지난 해 10월에 개방을 했다는 산성대 코스를 따라

정오 부터 산을 오른다.

온 산꾼들이 대거 출동하여 휴게소 마다 화장실이 만원이어서

도착 시간이 많이 지체 된 탓이었다.

토사가 미끄러운 망사여서 긴장이 된다.

봄이 춤추는 벌판에서 나는 참으로 넉넉한 여유를 보았다.

여유는 허한 내마음을 감흥으로 유인하기 시작하더니

평온을 반추시켜 내 잠자고 있던 끼를 발동 시킨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영암 아리랑.

아지랭이가 서성이는 벌판 구석에서 미풍을 타고

희미하게 음을 타기 시작했다.

저음에서 발원하여 서서히 꽉차게 들려오는 아리랑.

영암의 아리랑이 귓전에 부딪혀 고막을 유린 한다.

밝고 힘이 실린 곡조가 가수 하춘하가 17세부터 불렀던

그 곡조가 바람처럼 들려 온다.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영암 고을에 둥근달이 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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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이 뜬다

아리랑 동동 쓰리랑 동동

에헤야 데헤야 어서와

달을 보는 아리랑 임보는 아리랑∼♬

 

 

 

1988년 국립공원 20호가 된 월출산은 소백산계에 속하며,

산체는 견고한 석영반암과 분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다.

기암괴석이 많아 남도의 소금강이라 불리며 수목이

잘 자랄 수 없는 급경사 지형이다.

최고봉은 천황봉((809m)이고, 남서쪽에 구정봉(743m),

도갑산, 월각산이, 북쪽에 장군봉, 국사봉이 있으며

700종의 식물과 800종의 동물이 살고 있는 보고이다.

 

아리랑소리에 흠취 해 산을 오른다.

고을 사람들이 산책하던 등산길이라 가꾸지 않는 길이다.

샛노란 생강나무의 짙은 꽃 향기가 코끝을 자극 한다.

꽃망울을 선보이는 진달래가 추위에 떨고

노란 빛 봄꽃이 저마다 역동성을 발휘 하는 산이 이어진다.

 

산 중턱을 오르자 벌판은 춤을 추고 햇살이 곱게 이마를 비춘다.

발걸음에 힘이 붙지만 속도는 줄였다.

산아래에 펼쳐지는 풍광이 너무나 즐겁게 다가 오기 때문이다.

 

눈을 돌려 바라다 보이는 월출의 오묘한 바위들이 춤을 춘다.

신의 손으로 빚은 바위산의 걸작이다.

아스라하게 얹혀 있는 바위들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난다.

감동이 꼭차 오른다.

내면으로 흥겨움을 삭이며 아름다움의 제 멋을

눈이 아프도록 바라보며 느린 걸음을 옮겨 본다.

 

역사의 흔적이 있을 법한 산성대에서 식사를 마쳤다.

햇살이 너무도 따뜻해 금방이라도 풀들이 솟구쳐 오를

듯하고 역광에 비친 바위산의 진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천황봉이 다가 올수록 길은 가파르다.

지금부터는 여행이 아닌 실전의 등산이다.

직벽에 가까운 철계단이 요란하게 내 몸을 훈육 시킨다.

유혹에 혼미스럽던 내 마음이 정리가 되어 가쁜 숨울 내쉰다.

등산의 목적은 나를 다스려 잠재해 잇는 내 자아를

발견하고 다지는데 있다고 나름대로 정의를 내려 본다.

등산이 주는 의미를 음미하며 깔딱고개를 넘어 정상에 오른다.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수월하게 정상은 금새 정복 되었다.

천상에 오른 기분으로 세상을 바라 본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 했던가.

오른자만의 희열을 구가하며 온 세상을 품어 본다.

마주 보이는 구정봉의 예술작품이 눈을 세탁한다.

 

하산길은 완만하고 동백이 우거져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진달래가 거들어주고 완연한

봄이 내리기 시작했다.

수정처럼 맑은 시냇물이 내 자아를 자극한다.

그 맑고 시원한 계곡에서 세안을 했다.

감흥에 푹 빠져 있는 내 자아를 되돌렷다.

 

경포대 주차장에 당도해 멋진 하산주를 도모 한다.

많은 감흥과 여운을 남긴 등산이었다.

최적의 산행을 월출산에서 만끽하며 해후를 맞는다.

영암아리랑 곡조가 울러 펴지는 월출산을 뒤로하고

신나는 가슴을 억눌러 본다.

 

남도의 멋을 추억으로 남기며

오묘한 신의 손으로 빚은 듯한 예술품

월출의 산그림자로 시를 읊조린다.

내 생의 최고의 날이 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