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산행후기 5.8일 지는 철쭉이 아름다운 황매산 연가

在綠 2021. 2. 5. 22:54

게시글 본문내용

코스 ; 모산재 주차장-영암사-국사당-순결바위-모산재-
        황매산 정상-장백 마을(12km 6시간 소요)

 

 

 

 

산으로 가는 날은 왠지 마음이 설레는 일이 많다.

집 안의 大小事에 대한 도의적 책무가 마음에 걸렸지만

쉽게 집 문턱을 넘었으니 산행이란 여행은 이미 나에게

일상화 되어버린 것임을 느끼곤 한다.

이는 일상을 일탈해 자연과 함께하려는 나의 욕구인지도 모른다.

골프를 치자 하고, 봄놀이를 가자 하고 어버이날 여행을 가자는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과 친구들의 호의와

유혹을 과감하게 접고 매정하게 내 발걸음은 오늘도

이미 정해진 숙명의 약속처럼 산으로 향한다.

 

자리를 꽉 메운 악우들의 손에서, 눈으로 우정을 맞주 한다.

나이를 떠나, 이성를 떠나 맞이하는 아름다운 우정이 있어

그래서 더더욱 산으로 향하는 나를 발견 한다.

함께 부대끼며 꾸밈없이 정겨운 우의를 느끼기 시작 한다.

2주에 한 번씩 만나는 사이에는 내재되어 있는 이야기가 흐른다.

어울림과 나눔의 이야기가 내내 흐르는 버스안에서

세상의 어디론가를 향하는 나를 뒤돌아 본다.

 

언제 부터인가 나는 이기적으로 나를 사랑하기 시작 했다.

부실한 내 육산을 단련하고 마음을 굳게하기 위해 그리고

내공을 키우기 위해 어렵고 험한 산행을 시작했다.

훈육의 기간은 포기를 앞세운 인고의 사간의 연속이 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며 잃은 것들.

특히 가정과 가족사랑의 부족함이 가슴아프게 했다.

친구들과의 잃어버린 교감이 잦아 긴 아쉬움으로 남는다.

"틈만나면 산으로 도망치는 아버지의 모습"이 내 자화상이 었다

아이들의 핀잔어린 내심을 딛고 산 사랑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황매산 가는 길은 황사가 방해를 하고 기온이 무척 올라 갔다.

꽃은 지고 없을 것이라는 정보가 가슴을 무겁게 했지만 절미하고

인파에 시달 릴 하루를 딛고 차는 합천으로 향한다.

멀리 산 허리에 붉게 물든 철쭉이 보여지는 곳에서 초입을 잡았다.

 

수많은 차량과 인파로 입구는 경찰들의 제지를 받아야 했다.

당초 정한 초입을 못하고 반대방향으로 올랐다.

산행을 시작하는 처음부터 인파가 떠밀어 내다시피 한다.

걸음 걸이가 느려지고 곳곳에서 병목현상이 일어 난다.

느림의 미학이 시작된 것이다.

초여름 같은 햇살이 얼굴을 강타하고 바람은 잠을 자는 그 곳.

쉬엄쉬엄 오르는 재미 또한 즐겁다.

 

산 허리에 오르자 순결 바위를 비롯한 오묘한 바위들이

춤사위를 펼치며 연가를 부른다.

푸른 오월의 노래가 나를 감흥으로 몰아 기쁨을 주기 시작했다.

관중이 가득한 산에서 펼쳐지는 무대가 감미롭고

싱거럽게 다가오는 푸른 새싹들로 뭉클한 기운이 샘솟는다.

늘 가장 자연적아고 아름다운 것을 자유로이 볼 수 있는 등산이

내 잡념을 앗아가고 무아를 향한 내공을 길러 준다.

 

모산재에 오르자 아름다운 합천호의 위용이 감동적이다.

드물게 철쭉이 선보이지만 지는 끝물이다.

지는 꽃은 말없이 조췌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웃고 있는데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았노라는 메시지를 던져 준다.

내 인생로의 좌표를 보여주는 꽃은 아릅답게 내게로 다가 왔다.

잎이 되기 위해 꽃은 화려함을 뒤로하고 아름답게 지나보다.

 

꽃이 아름다우면 열매가 신통하지 않고 열매가 좋으면

꽃이 신통하지 않다고 이야기 하지만 철쭉은 제 역할을

충실하게 그리고 많은 이에게 갈채를 받고 떠난 것이다.

황매산은 철쭉제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로

유명한 곳으로 실제 촬영지에는 태극기가 날리고 있었다.

1983년 합천군 황매산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소백산과 지리산 바래봉에 이어 철쭉 3대 명산으로 알려져 있는

황매산은 그중에서도 전국 최대규모의 철쭉 군락지를 자랑 한다

황매산은 해발 1.108m로 기암 괴석에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풍경으로 철쭉산행의 대미를 더한다

 

군락지를 가로질러 지는 꽃의 연가를 들으며 소월의 산유화를

꽃노래로 읊조려 본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제단을 지나 황매산을 향해 오르는데 길고 가파른 계단이

한 바탕 시련을 준다.

가끔씩 불어 주는 바람이 땀을 씻겨주고 기운을 북돋아 준다.

아름다운 산하의 모습이 정상에서 포착되고 바위 투성이 정상을

벗어나자 가뿐히고 풍신한 훍길이 길게 이어진다.

 

 

이길을 걸으며 평화를 노래하는 나의 걸음은 가볍기만하다.

나의 길이 이렇게 평탄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희구해 본다.

4km의 하산길을 쉽게 지나 시냇가에서 몸을 식힌다.

차가운 물의 기운이 힘겨운 육신을 마사지 해준다.

 

기쁜 하산주를 나누며 해후를 나누었다.

우정의 술을 담아 당신 멋저를 외쳤다

당당하고 신나고 멋지게 살되

한 번쯤은 무한산악회와 자신에게 저주자는 이니셜이다.

 

함께한 당신에게 당신 멋저를 외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