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가느다란 물줄기인 보슬비가 겨울을 불러 들였다.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모습을 감추고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맞아 기력을 잃은 모습이다. 기온이 하강하지 않아 날씨는 퍽 포근했다. 쓸쓸하고 고독스럽다는 단어가 저절로 나오는 계절이다.
잠 든 벌판에 하얀 눈이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이 내려 장관을 이루어 준다. 첫 눈을 밟으며 솟구치는 감흥을 아이 처럼 발산한다. 눈사람도 만들어 보고 스틱으로 눈위에 글자를 세기며 참으로 맑고 상쾌한 문경의 겨울을 걸었다.
햇살이 지나가는 자리에서 녹는 눈의 모습이 요술을 부리 듯 사그라져 갔다. 맑은 물이 흐르는 용추계곡의 언저리에 서서 감동의 시 한 수를 읊조려 본다. 여유와 한량의 시간이 내 자아를 자극 했다.
산허리에 오르자 철계단이 걸음걸이를 방해하며 막아 선다. 긴 계단을 오르며 산행의 멋을 맛 본다. 10일 간 인도네시아 출장을 다녀 오느라 여독과 시차로 수난을 당한 내 몸이 무겁게 반응 한다. 미소의 나라 인니가 많은 감동을 주었지만 역시 한국의 풍광은 나를 애국자로 만들어 버렸다.
산중턱을 정복하고 정상에 서니 바람이 차다. 시장기를 해결하러 점심 식사를 했다. 동료가 가져온 문어가 입맛을 돋구게 했다. 함께 하는 식사는 즐 재미를 동반한다. 바람소리 들으며 눈내린 산하를 응시하는 내 눈과 감흥이 자꾸만 춤을 추게 했다.
올랐던 길로 역으로 하산을 했다. 길이 미끄러워 안전을 고려 한 탓이었다. 눈속에 얼굴을 비비며 하산은 짧게 끝났다. 떨어져 나뒹구는 낙옆을 밟으며 고독하다는 감정을 억눌러 보지만 산을 닮은 내 마음이 쉽게 포기 하지 않는다. 녹은 눈에 젖은 낙옆을 발로 차며 하산 하는 어느 아낙의 모습이 오늘은 엄청 처량해 보인다. 앙상하게 남은 나무와 대화하며 길을 간다.
김하식 전 산행대장이 괴산에서 문경까지 마중을 나왔다. 문경새재로 인해 선비의 고장으로 불리는 문경은 유유자적 낭만이 흐르고 시골 특유의 풍광을 준다. 경이로운 소리가 들리 는 듯 문경은 인상이 너무 좋다. 괴산 시장통까지 1시간을 달렸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어둠속에서 맛있는 잠을 청했다.
괴산을 방문하여 포식이 된 식사를 했다. 맛있는 음식을 잘 빚는 주인의 솜씨가 포식을 유도했다. 성공과 행복을 건배사로 시장안 식당을 함성으로 울렸다. 긴 울산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적막하게 흘러 간다.
12월 둘쩨주가 지나면 21대와 22대 회장을 한 나는 23대 회장에게 전권을 인계해야 한다. 재미있는 산악회를 기치로 적극적이고 열정으로 함께한 악우들과 스텝들에게 무선 감사를 표한다.
새로 출범하는 23대 손종찬 회장이 더 발전적으로 산악회를 리더 해 갈 것이다. 내재 되어 있는 열정과 성원을 보내주길 기원한다. 뒤에서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남긴다. |
'나의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행후기 2017.1.08 무등산의 멋과 행복 (0) | 2021.02.05 |
---|---|
산행후기 12.11일 팔공산 신비의 구석진 길을 걷다 (0) | 2021.02.05 |
산행후기 10.23일 충북의 알프스 구병산을 오르다 (0) | 2021.02.05 |
산행후기 9.25일 무한, 서울의 주봉 북한산을 오르다 (0) | 2021.02.05 |
산행후기 9.11일 억새 피는 사자평과 표충사 산헹기 (0) | 2021.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