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동안 등산을 함께하지 못해 벌써 그리움이 여밉니다.
그래도 다음산행에 대한 기다림은 즐겁기만합니다.
강력한 꽃샘추위가 휘몰아치는 3.13일에 오는 5월
넷째주로 예정 되어있는 회장이취임식 장소를
물색하고져 임원님들을 두루 모시고
배내골 주암계곡 천황산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평소보다 1.5시간 늦게 출발 한탓인지 시내 곳곳에는
산행에 나선 시민들로 원색의 물결을 이루고 있었는데
울산에 산행인구가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습니다.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 칠때마다 아찔할 정도로 콧날이 서고
꽁꽁언 계곡은 한겨울로 다시 돌아 간듯 얼음을 앞세우고
심한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긴 주암계곡을 따라 세찬 골바람을 이기며 어렵사리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개울을 건너다 3명의 악우가 물에 풍덩 빠졌습니다.
우스쾅 스러웠지만 본인들은 강한 추위로 혼줄이
났을것입니다. 여분의 양말과 옷을 빌려입어 겨우
추위를 겨우 면했습니다.
울산에 살면서 근교에 이러한 장소가 있었다는 것에
놀라워 하며 계곡 산행코스를 1시간여 동안 올랐습니다.
수심이 1m되는 곳도 있는 계곡 곳곳에는 고드름으로
덮힌 얼음판이 맹위를 떨치고 있었고 수려한 계곡에는
봄을 기다리는 바쁜 물소리가 청하함을 느끼게했습니다.
이따금씩 봄을 알리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포착되었지만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노부부가 산다는 흐름한 집을 지났습니다.
많은 악우들이 이곳을 찾았는데 아마도 타지방에서
온 듯 했습니다.
다리에 부상을 입고 고통을 호소하는 중년의 여성을
바라보며 안전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졌습니다.
사자평의 한 모퉁이에서 오뎅과 두부로 막걸리를 곁들인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임원들이라서 그런지 정겹고 나눠먹는 인정속에
간만에 산 점심다운 식사를 했습니다.
하산길은 너무도 가파른 코스였습니다.
굴참나무들이 즐비하고 있는 산마루금에 혹한의
바람이 불었지만 양지 바른 곳은 정오의 눈부신
태양을 받아 참으로 따뜻했습니다.
오는도중에 남은 과일과 양주를 나누어 마시며 어린아이
처럼 마냥 동심어린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굴참나무
사이를 헤집으며 하산을 했습니다.
모름지기 자연은 살아있는 감동 자체였습니다.
인간의 짧은 식견으로 문자로 표현을 한다는 것이
어리석다는 듯 자연은 무언의 혀용 할 수 없는
말들을 할것만 같았습니다.
두고두고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기위해
줄기차게 산을 찾겠습니다.
긴급출동한 헬기가 계곡 깊숙한곳에서 아까 부상을 당한
50대 여성을 구출하기 위해 굉음을 울리며 몇 차례
접근을 시도하고 있었는데 구출에 성공 했나봅니다.
인대가 늘어난 부상으로 짐작이 되었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3대의 차에 오른 19명의 악우들은
배내골 계곡을 따라 이취임식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괜찮은 집을 바놓고 계곡의 중앙에 서있는 큰 소나무
밑에서 하산주를 했습니다.
물을 건너는 과정에서 5명의 악우들이 물에 빠졌습니다.
심리적인 면도 있었지만묘하게도 줄줄이 물에 빠지더군요
정은형 악우는 아예 물속에서 수영을 하고 말았는데
참으로 이상하고 묘한기운이 감도는 곳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소나무를 배경으로 준비해온 미나리와
삼겹살로 소줏잔을 기울리며 회포를 풀었습니다.
19명중 절반인 8명이나 물에 빠진 진기록을 남겼습니다.
추억인지 불행인지 시간이 지나면 기억날것입니다.
추위에 겨운 악우들은 모닥불을 피워 겨우 옷을 말리며
추위를 피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했습니다.
추억도 많고 즐거움도 많았던 산행이었습니다.
근교산행 인지 여유가 많았고 어울림과 기쁨을
쉽게 창출해 낼 수 있었던 그리하여 보람으로 남는
하루였습니다.
산에서 만나 좋은 인연으로 만나고 있는 악우님.
창립 10주년을 맞은 무한의 오늘을 기억하소서
많은 산악회가 경쟁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전통과 역사를 지닌 본회가 으뜸으로 부상되도록
중지를 모을 때가 된것 같습니다.
새롭게 다가오는 6월이면 역대 회장단들을 거울삼아
새로운 12대 회장단이 무한산악회를 이끌어
갈 것입니다.
새로운 변화와 변신으로 다지고 모으는 산악회로
재출발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늘
우리 임원들은 그런 산악회를 위해 헌신적이고 자발적으로
산악회 발전에 일조하기로 무언의 결의를 다졌습니다.
본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과 개선 해야할 사안들을
두루 경청해서 결집중에 있고 대책안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서라는 명제 보다도 우리를 위한 산악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 할 것입니다.
지켜봐 주시고 성원과 참여를 바라는 바램을 보내며
곧 다시 뵙겠습니다.
봄처럼 일어서는 악우님이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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