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10.9일 가을 산책, 치악산 남대봉의 상원사

在綠 2006. 3. 25. 17:12

가을 나들이로 울산이 분주했다.

관광버스가 모조리 울산을 벗어날 채비다.

간만에 2대에 분승한 악우들에게서

사람사는 향내가 나고 가을 냄새가 난다.

아침 간식으로 준비한 고딩국 닮은 악우들과

어울리어 창출할 하루의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렌다.

 

긴 거리지만 막힘없이 달린 덕택에 쉽게 원주 성남에

도착해 3km의 상원골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먼 산에 울긋불긋 단풍의 모습이 가을임을 알리고

계곡에 펼쳐지는 수많은 모습들이

분주하게 느껴진다.

계곡의 서정시는 언제 보아도 뭉클하고 시원하다.

 

상원사 가는 길은 승용주차장에서 한참을 계곡을 타고

걸어서 급경사를 거쳐야만 된다.

물맛이 입맛나는 쌍룡수가 있는 곳까지 가파른 길

오르기를 계속했다.

드디어 1,050m에 위치한 보은의 절 상원사다.

증축공사가 한창인 이곳에 살아 숨쉬는 역사의 소리가

들린다. 선비와 구렁이와 까치의 아름다운 이야기.

상원사의 그 종은 금방이라도 소리가 울릴 듯 하다.

악우들은 부처님 불상앞에서 소원을 빌었다.

700m 위에는 남대봉 정상인데 헬기장이다.

넓은 장소에서 점심식사를 나눈다.

함께온 친구들과 신살림을 차렸다.

가을의 맛을 먹었다.

 

하산길은 매우 가파르고 미끄럽다.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로 아름다운 단풍의 모습이

새악시 볼 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홍엽인 단풍보다 새싹이 돋아나 듯 연하고

보드라운 단풍을 가장 좋아한다.

영원골에는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금새 떨어진 새 낙엽을 밟으며 사색에 젖는다.

 

봄에 새순을 틔어 여름에 녹음으로 치장하고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내년을 위해 미련없이 모든것을 버리는 낙엽을

밟으며 감회어린 상념에 젖었다.

맑은 물소리로 가득한 긴 계곡이 끝난 자리에 

가을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영원사의 모습이 가을에 눕는다.

사방에 아름다운 들꽃이 만발해 눈맛을 돋구는

소쩍새 마을에는 체육대회를 하느라 함성이

골짜기를 타고 흘렀다.

부자유스런 몸이지만 활기가 차다.

 

모든 치악산 남대봉 산행은 끝나고

술잔 높이 들고 위하여를 외치며

인연을 맺은 악우들과 하산주를 나눈다.

기쁨은 늘 가까이에서 서성인다는 사실을

확연히 보여주는 현장이다.

 

그들은 소중한 하루와 인연을 맺었다.

찬조를 해준 장성호부회장님과 김종수님

단체로 온 팀과 석복희님의 찬조에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