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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6.22일 신선과 노닐다 온 덕항산 환선굴 산행기

在綠 2021. 2. 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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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 골말-장암목-덕항산-지각산-장암재-전망대 -약수터 - 환선굴 - 골말 (소요시간 : 4시간)

 

 



동해의 검푸른 바다는 아직 잠을 자고 있었다.

궂은비는 차창을 적시고 아련히 보이는 꿈속 같은 지평선.

잠잠하던 무한의 산 여행은 그렇게 막을 올렸다.

 

파도치고 하얀 포말이 일어서는 휴게소에서 악우들은

비빔밥, 국밥으로 맛갈나는 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삼척으로

향했다. 머나먼 길 만큼 보람찬 산행을 기약하며

그리운 내고향 마을 울진을 벗어나 11시 무렵 삼척에 당도했다.

 

강가에 물레방앗간이 그림처럼 스쳐간다.

유물로 남을 만큼 세월이 흘러간 흔적이다.

 

멀리 기암절벽이 아름답게 다가오고 산정을 휘감는

안개속에는 춤을 추는 신선의 모습이 스쳐 가는 듯하다.

 

가랑비를 흠뻑 맞으며 가파른 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녹음이 짙은 산허리를 오르며 몸 안 밖으로 물에 젖은 육신이

한 줄기 바람에 상쾌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정신없이 오르자 철계단이 나타난다.

926개의 철계단이 라지만 그 이상인 듯 싶을 만큼 많다.

 

산 허리를 감고도는 철계단의 모습이 이채롭게 지나간다.

뜨더운 육체의 열기가 금속성 손잡이에 닿자 짜릿하다.

 

오르고 또 오르는 반복이 계속되더니 정상이다.

고갯길에서 힘을 내서 정상에 갔다가 되돌아와야 한다.

 

1,071m 덕항산 표석이 나를 반긴다.

철계단 밟는 소리와 나뭇잎새에 떨어지는 빗물소리로

세상은 천연의 소리가 되어 자장가를 불러준다.

 

정상은 늘 수많은 감회를 교차하게 해준다.

정상에 서기 위해 우리는 그 역경의 시간을 이겨내며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상에 올랐으면 반드시 내려가야 함을 산은 깨우침을 준다.

정상은 이래서 오래 있으면 안되는가 보다. 내려올 시기를

잘 판단하는 것도 삶의 지혜다.

 

 

 

김익수 전 회장님 부부가 환선봉을 장악했다.

 

환선봉을 지나 전망대에 이르자 비경이 희미한 안개속에서

모습을 들추어 낸다. 산신령의 모습이다.

 

 

 

수줍은 새악시 처럼 몸을 숨기고 있는 저 신비의 파노라마.

한 없이 부둥켜 안고 싶은 욕구를 떨쳐버리고 길을 나선다.

 

 

 

비에 적은 전망대가 디카에 잡힌다.

그것이 전부다. 안개속에서 희망 같은 것을 발견하고 돌아선다

 

 

 

천연동굴이 길을 가로막고 선다.

일부러 만들어 낸 듯 산 중간을 가로지른 모습이다.

 

 

 

바라보이는 절벽에 기암이 우뚝 선채로 다가 온다.

환상적인 감흥이 마음을 휘젓고 간다.

 

 

 

산을 가로지른 철재로 된 계단이 길게 드리워 길을 만든다.

원시림이 우거진 계곡의 파노라마가 피로를 앗아간다.

아름답다는 이유로 이유 없이 못된 질투심을 노정하는

인간의 간사함이 원시림을 울게 하는 듯 하다. 철없이

남의 말에 귀를 잃고 허망되게 질투심을 쏟아내는 허약한

사람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바람이 되어 사라져 가고 있었다.

 

 

 

환선굴 앞에 섰다.

동양 최대의 종유석 굴속에서 15도의 시원한 바람이

비에 젖은 나를 추위를 느끼게 한다.

 

 

 

극치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보여주는 동굴의 모습이 약 1시간

가까이 드라마틱하게 영화 처럼 지나갔다.

 

 

 

오묘하고 묘한 형상으로 감동을 주고 가는 신의 걸작인

동굴의 모습이 희미한 붓빛으로 스스러져 가고

긴 코스를 다 보기에는 몸에 무리가 온다.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 보이다 동굴속의 한기에

추위를 느꼈다. 무서움 같은 한기가 스쳐간다.

 

 

 

보면 볼수록 다양한 모습으로 감회를 주는 동굴의

형상을 보는 것이 지겨워 온다.

한 시간 가까이 지켜보니 눈에 피로가 오나보다.

 

 

 

악마의 발톱이 나오고 죽음의 계곡을 지나면서 인생의

무상함을 염탐한다.

 

 

 

영화속에서나 봄직한 뼈만남은 인간의 형상이 으시시함을

일으키며 저만치 사라진다.

흔들리는 몸은 흔들다리를 지나며 정신을 차린다,

 

 

 

악마의 발톱을 밟으며 긴 동굴여행을 마감했다.

 

 

 

풍성하게 차린 문어 안주로 하산주를 나누었다.

희노애락의 순간들을 기억하며 힘찬 건배를 했다.

그리고 머나먼 울산을 향해 길을 나섰다.

 

누구의 소유도 전유물도 아닌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얼굴도 잘모르는 사람들이 즐기는 취미의 무대인

무한산악회에는 그 어떤 욕심도 기교도 없어야 하고 오직

좋아서 만난 그 초심의 마음으로 참가해야 한다.

그것이 무한의 절개다. 더러는 그 절개를 오해하고 질투심으로

표출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의 권력화>의 욕심으로 산악회에 참여해서는 안된다.

건전한 참여와 무상의 봉사정신이 필수다.

보상을 조건으로 임원을 협상 해서도 안된다.

대인관계의 기본은 남이 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아는 대서

출발한다. 칭찬대신 자신의 잣대로 폄하거나 질투 하면 곤란하다.

분위기에 현혹되어 정치꾼 처럼 힐난해서도 안된다.

타인을 존중한다는 것은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15대 회장을 고사하다가 마지막 봉사로 갈음하고 출범했는데.

참으로 고뇌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

침체된 산악회의 면모를 일신하고 발전을 실천하는 것이 목표다.

겨우 이윤을 남기는 산악회의 현실에서

전통이 있는 산악회를 이끌어 가는데는 난제가 많다.

 

회장을 중심으로 합심해서 산악회를 이끌어 많은 악우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하는데 의욕이 앞선 탓인지 걱정이다.

다 내 부덕의 결과다.

 

이왕에 맡은 일이니 임원들과 합심해 정상화를 꾀하겠다.

그 어떤 오해나 편견을 버리고 15대 방식대로 맡겨 주고

1년후 그 결과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

 

 

 

자랑스런 무한산악회의 악우들을 믿고 My Way를 갈것이다.

참여와 성원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