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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 삼거리통제소-비로사-비로봉(1439.5m)-연화봉-희방사-주차장 (약5.5 시간)
영하의 세찬 동장군이 온 몸을 강타하는 날 떠나는 소백산 산행. 역시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 난다. 반갑게 맞아주는 정다운 얼굴, 뭔가 좋은일이 일어날 법한 설레임과 기대감 단양과 영주가 줄것 같은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점철되면서 긴 고속도로를 쉼없이 달린다. 바람이 튕겨가는 소리가 유리창에 서성이는 겨울날씨도 넌즈시 눈을 감고 명상에 잠기면 율동하는 음율이 된다.
삼가리에 도착한 10:30, 세차게 부는 참바람이 살을 파고 든다. 비로봉까지는 날씨도 적당하고 눈이 없어 편안했다. 정상에 가까울 수록 눈의 두께가 두텁고 오르막의 경사가 제법 큰 탓에 허덕이는 호흡을 숨길 수 없었다.
비로봉 정상은 75킬로의 나를 들어 날려 보낼 만큼 세찬 바람이 불어 아비규환을 만들어 낸다. 말로만 듣던 소백산 바람의 위용을 실감나게 했다.
사진 한 장을 찍기가 무섭게 그곳을 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도망치듯 연화봉 방면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피소는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로 만원이고 도저히 들어 갈 틈이 없어 곧바로 전진을 했다.
중무장을 한 악우들이라 누군지 분간을 하기가 어렵다 양지 바른 곳에 자리를 잡아 김동길님과 간만에 동행한 후배랑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따스한 온수에서 느끼는 행복감. 추위를 이기려는 모든 것들은 다 동원이라도 하고 싶은 충동이 저절로 일어나는 강 추위다.
4km 전방에 있는 연화봉을 향해 출발을 한다 하늘을 향해 치솟는 산바람이 세차고 손끝이 저려온다. 눈으로 덮힌 좁다란 길에서 일어서는 소백산의 정기가 한아름 내 품안에 안긴다.
죽령주차장 까지는 앞으로 10.7km가 남았고 가까운 희방사 주차장까지도 7.4km가 남았다. 우선은 산능선을 끼고 있는 4km구간의 이곳을 벗어나야 마음이 놓일 듯 하여 강행군을 했다. 뒤따라 올 일행들이 걱정이지만 추위는 그런 근심조차 할 기회를 앗아가 버린다.
4km를 쉼없이 걸어 연화봉 정상에 당도했다. 아름다운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추위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7km를 더가야 할 죽령코스는 계산상 불가능하다. 세찬 눈보라가 날리며 기상청에서 예고한 눈이라도 내리는 날에는 큰일이다.
뒤 따라 올것으로 기대가 되는 김하식 대장을 기다리며 20여분을 소비했다. 소식도 불통이고 우수호대장에게 희방사 방면으로 향함을 통보를 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다 보이는 모든 것들이 눈으로 채색되어 아름답다. 미끄러운 길을 돌파하며 아이젠 줄이 발등에 가해지는 아픔을 인내해야 했다.
겨울다운 추위에 온몸을 냉동시킨 산행이었다. 인간이 이겨낼 한계를 체험 한 산행이었다. 자연의 준엄함과 위대함을 체험 한 하루였다.
하루를 보내고 참으로 고통스런 추위를 이겨 낸 나를 맞는 희방사 부처님상은 위로하며 격려해 준다 강인한 정신력과 지구력을 요하는 겨울산행의 맛을 희방사 부처님 앞에서 희열로 승화 시킨다.
리더 부재의 아픔을 겪고 있는 무한산악회를 위해 직전회장 자격으로 활로를 모색 할 기회를 제공했다. 눈부시게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 임원들의 노고에 치하를 드리고 빠른 정상화를 기대 해 본다. 모두가 힘과 격려를 모아야 할 무한산악회다. 우선은 산악회 운영의 정상화가 급선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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